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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의 절정인 8월 성수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가장 큰 숙제는 '어디로 가야 덜 덥고 더 즐거울까'입니다. 고민 끝에 결정한 목적지는 경남 거창의 금원산자연휴양림이었습니다. '깊은 계곡의 대명사'라는 별명답게 이곳은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최적의 요새였습니다.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우리는 짐을 가득 싣고 짙은 초록색이 일렁이는 용추계곡으로 여름을 잠깐이라도 잊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8월 성수기, 금원산 자연휴양림 야영장에서의 한여름밤
성수기 휴양림 야영장 예약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지만, 야영데크가 80개도 넘게 있는 금원산자연휴양림은 성수기에도 예약할 수 있는 행운을 주기도 합니다. 운 좋게 확보한 데크 위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차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산바람은 도심의 에어컨 바람과는 차원이 다른 청량함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물론 습도가 높고 매미 소리가 귀청을 때리는 8월의 현실적인 더위는 피할 수 없었으나, 머리 위를 덮은 거대한 활엽수림이 천연 타프가 되어 직사광선을 막아주었고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하기까지 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텐트를 치는 동안 아이들은 이미 계곡에 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차가운 계곡물. 한여름의 깊은 산속의 계곡물은 시원하다 못해 춥기까지 해서 아이들이 장시간 물놀이를 즐기기엔 적합하지 못했습니다.

물놀이 명당 데크 추천
금원산자연휴양림의 가장 큰 장점은 야영장 바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입니다. 멀리 이동할 필요 없이 텐트에서 몇 걸음만 내려가면 바로 물에 발을 담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명당자리'를 잘 골라야 합니다.
(단,. 온수, 전기사용이 안된다는점. 주차는 곳곳에 잘 하면 가까이 할 수 있음.)
- 저희가 묵었던 37번,36번도 나름 괜찮은 선택 (바로앞에 주차가능, 화장실은 조금 오르막)
- 명당데크 : 20~23번 (짐나르기좋고, 편의시설 가까움)
- 1~58번까지 그늘 양호

얼음장 같은 계곡물놀이장
8월의 폭염도 금원상계곡의 물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처음 발을 담근 아이는 "앗, 차가워!" 하며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이내 적응하더니 물속에 머리까지 담그고 나올 줄을 몰랐습니다.
투명하다 못해 바닥의 모래알까지 다 비치는 맑은 물속에서 아이와 함께 작은 물고기를 쫓고, 모양이 예쁜 돌멩이를 줍는 시간은 그 자체로 치유였습니다. 캠핑정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계곡물을 가두어 작은 물놀이장을 만들어두었습니다. 캠핑을 하지 않아도 이곳 물놀이장에 놀러 온 나들이객도 많아 보였습니다. 계곡 옆에 앉아 발을 담그고 먹는 수박맛을 잊을 수 없어 매년 계곡을 찾게 되는 것일지도. 계곡물에 담가두어 차가워진 맥주 한 캔까지~ 8월의 열기는 어느덧 잊혔고, 우리의 휴가는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캠핑 팁과 주의사항
성수기 금원산자연휴양림 캠핑은 낭만적이지만, 여름밤을 보내려면 준비물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기시설이 없는 데크인 만큼 냉장보관 음식들도 잘 준비해야 합니다.
- 벌레와의 전쟁: 숲 속 야영장인 만큼 모기와 산벌레가 많다. 모기향과 기피제, 그리고 긴 팔 잠옷은 필수다.
- 밤 기온의 변화: 낮에는 덥지만, 계곡 옆의 밤은 생각보다 서늘하다. 8월임에도 불구하고 얇은 담요나 바닥에 전기장판 하나 정도는 챙겨야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 편의시설 이용: 금원산휴양림은 취사장과 화장실이 비교적 깔끔하게 관리되는 편이지만, 성수기에는 이용객이 몰리므로 식사 시간을 조금 앞당기거나 늦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 안전제일: 비가 갑자기 올 경우 계곡물은 순식간에 불어난다. 일기예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계곡 내 취사나 쓰레기 투기는 절대 금물이다.
총평
텐트를 접고 돌아오는 길, 아이는 차 뒷좌석에서 곯아떨어졌습니다. 햇볕에 약간 그을린 아이의 코끝과 무릎에 남은 작은 상처들이 이번 여름휴가의 훈장처럼 보였습니다. 금원산자연휴양림에서의 캠핑은 몸은 조금 고되지만 마음은 풍요로워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언제 또 이런 여름휴가를 보내겠냐며. 나의 몸이 따라줄 때 가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어컨 바람 밑에서의 휴식도 좋지만, 눅눅한 텐트 안에서 빗소리 혹은 물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하룻밤은 아이에게 '살아있는 자연'을 가르쳐주는 가장 좋은 교과서가 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내년 8월에도 우리는 다시 이곳을 찾게 되지 않을까요? 그 시원한 물줄기와 코끝을 스치던 숲의 향기가 벌써 그리워지기 때문입니다. 여름의 정점에서 만난 계곡은 우리 가족에게 잊지 못할 푸른색 추억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한여름 아이들과 계곡 캠핑장을 찾고 계신다면 거창 금원산자연휴양림을 추천드립니다.